전남문화재연구소, 고흥 백치성 학술발굴조사
13일 고흥 백치성 백제 산성 최초 성 밖 배수시설 확인 현장설명회
전남 동부지역의 백제산성을 이해하는데 학술적 가치가 큰 고흥 백치성 에서 백제산성 최초로 성 외벽과 연결된 배수시설이 확인됐다.
이는 고대 산성과는 다른 새로운 양상의 배수시설로 고대 고흥지역 산성의 시대적 변천과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전남문화재연구소는 오는 13일 오후 2시30분 고흥 백치성 발굴현장(고흥군 도화면 신호리 산 29, 30)에서 현장설명회를 열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고흥 백치성 보존대책 및 발전방향을 논의한 뒤 지역민에게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흥 백치성의 배수시설은 성벽과 직교방향으로 장방형의 석재를 계단식으로 배치해 자연스럽게 배수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지금까지 확인된 백제산성의 배수 및 수구시설은 내부와 성벽을 통과했지만 고흥 백치성처럼 성 외부에서 확인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백치성 북문지에서는 성문시설과 관련된 ‘확쇠’(確金) 및 ‘신쇠’(靴金) 등 다량의 철기유물들이 출토됐다.
문을 여닫을 때 쓰는 회전축 장치를 말하는 ‘확쇠’는 광양 마로산성(사적 제492호)에서 출토된 확쇠와 같은 양상으로 마로산성의 확쇠는 나무나 돌에 고정하는 축만 확인돼 그 기능과 형태에 대해 의문점이 남았지만 이번 고흥 백치성에서 출토된 ‘확쇠’를 통해 그 수수께끼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또 ‘확쇠’의 형태도 지금까지 고대산성에서 출토된 확쇠와 달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문화재연구소 이범기 책임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고대 산성 기존양식과 다른 새로운 양상의 배수시설과 성문시설의 원형을 알 수 있는 확쇠 등이 출토됐다”며 “또 성벽 축조양상도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개·보수한 흔적이 잘 남아있어 고대 고흥지방 산성의 시대적 변천과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적으로 향후 국가사적으로 승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