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지역축제 바가지요금, 마음먹기에 달렸다
바가지를 썼다. 무슨 뜻일까.
터무니없는 가격에 음식물을 먹게 돼 속았다는 말이다.
음식을 파는 사람이 손님을 속인 행위라는 의미로 '매우 심하다'는 뜻이다.
전국의 지역 축제장마다 왜 바가지요금으로 매년 시끄러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축제의 주최측인 지자체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운 업주는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늘 전남 함평군이 '축제장 어묵 한 그릇 1만원'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근데 재발 방지가 될 수 있을까.
택도 없는 면피용 약속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이나 조치를 한다는 구체적 약속이 있어야 한다.
축제장 부스나 인근 개인 소유의 땅을 임차해 운영되는 노점상은 비싼 자릿세 때문에 정상 가격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현실이 존재한다.
일부 지역축제장은 임대료를 싸게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물가 등을 이유로 상인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역축제마다 흥행을 위해 유명 가수들을 모셔? 와야 하고 방문객들에게 호객 행사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유일하게 사과한 함평군의 경우는 사실, 새발의 피다.
다른 지역의 축제장에서는 고기 몇 점에 수만원이라는 '후덜덜한 음식값'이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에 도배됐다.
접시에 담긴 음식은 반 접시 정도인데 값은 몇 만원이라는 얘기다.
배가 고프고 술 한잔이 생각나 인근 식당을 찾았는데 이렇게 바가지를 씌우면 성인군자도 뿔이 날 일이다.
이처럼 지역축제가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지역축제는 4년 만에 열리면서 바가지요금이 더욱 기승을 부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의 해결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지자체가 유명 가수 모시기에 혈안이 되지 말고 지역축제에 맞게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무대에 올려 오히려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면 될 일이다.
지역축제를 지자체장의 다음 임기를 보장받으려는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야말로 지역민들이 만든 지역만의 축제여야 한다.
유명 연예인을 모시기에 수천에서 수억씩 주면서 바가지요금에 마음 상하고 이미지 나빠지면 오히려 역효과 아닌가.
유명 가수 모시기보단 지역 연예인들을 모시면 비용 유출도 안 되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일거양득일 게다.
내년부터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역 특화 축제'로 찾아온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무례한 일이 없도록 하기를 바란다.
이건, 지자체장의 마음 먹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