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누가 왜 특검을 거부합니까

2024-06-13     신현호 편집인대표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 진상을 밝히고 조사를 하면 감옥에 가기 때문에 못하는 겁니다."

"어디서 들었더라?", "많이 들었던 얘긴데?", "누가 한 말이지?"

국민 누구나 들었던 익숙한 말입니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워낙 유명해서 누가 한 말인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검에 대해 밥 먹듯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한 말입니다.

특검 거부 최다 신기록을 세우다 보니, 이제 부메랑이 돼 거부권을 거부하는 특검 거부권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습니다.

"왜 거부하시냐구요", 혹 뭐 찔리는 게 있는지 아리송합니다.

특검, 하루라도 빨리 진행해서 진실을 밝혀내고 해결하면 될 일인데...

순직 해병 모친이 최근 아들 1주기가 돌아오기 전에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모친은 다음 달 아들의 사망 1주기가 오기 전에 수사가 마무리되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채상병 어머니는 최근 국방부 기자단에 '눈물의 편지' 한 통을 보냈습니다.

채상병은 늦둥이 외동아들이라고 하니, 가슴에 묻었을 겁니다.

어머니는 어디엔가 살아 있을 것 같아 하루하루를 미친 듯이 겨우 살아내고 있답니다.

참다못한 어머니는 눈물의 편지에서 "7월 19일이면 제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돼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채상병 어머니는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누군가의 지시로 유속이 빠른 흙탕물에 들어가 제 아들이 희생됐으니, 한 점의 의혹 없이 경찰 수사를 빠르게 마무리 해달라"고 적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며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 제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울먹였습니다.

어머니는 "감히 호소드린다"며 "아들의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을 받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시고, 선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습니다.

채상병 어머니는 "아들이 해병대에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며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 아들이 희생돼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현재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장마철이 다가온다. 약속했던 재발방지책을 신속히 만들어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시고, 아들이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습니다.

모정을 느낄 수 있는 눈물이 핑 도는 글입니다.

현재 채상병 순직 사건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도록 아직도 경찰에서 수사 중입니다.

'1년이 다 되도록 수사 중'이라니, 이게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민낯입니다.

권력자들은 지금도 쥐새끼처럼 어두운 곳에 숨어 조삼모사 요리조리 빠져나갈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 잔머리만 굴리고 있을 겁니다.

국방부 군사법원에서는 당시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등 혐의를 다투는 재판이, 공수처에서는 외압 의혹 수사가 각각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추고 숨기고 흔적을 없애려는 수작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한단 말입니까.

역지사지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자구요.

우리네 자식이, 내 형제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째야 합니까.

'입틀막' 정권이니, 주둥이 닥치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비열하게 살아야 합니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 분명 맞지 않습니까.

채상병 특검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거부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해병은 귀신도 잡는 해병입니다. 거부해봤자 소용없습니다.

거부한 자가 범인이 분명하다면, 감옥으로 가야겠지요. 그가 누구라 할지라도.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