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땜빵‧돌려막기 '요지경 대한민국'

2024-07-04     신현호 편집인대표

갈라진 곳을 땜빵하면 물이 새지 않을까?

빚을 돌려막기를 하면 채무가 사라질까!

구멍 난 곳을 때우거나 카드 돌려막기 이야기가 아닙니다.

윤 정부의 막무가내 땜질식, 빙빙 돌려막는 식의 사람 쓰는 인사를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해 6개월 여 만에 물러났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꼼수 사퇴를 한 것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정도 국민권익위원장 자리에 있었습니다.

두 자리에 앉았던 기간이 겨우 1년 남짓입니다.

김 전 위원장 본인의 사적 문제가 아니라 검사 후배인 대통령이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해서 서둘러 짐을 싸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했던 것입니다.

아마 속으로는 '내가 지금 왜 이래야 하지?'라고 속으로 궁시렁거렸을 것으로 미뤄 짐작해 봅니다.

어찌 됐든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의 마구잡이 권한으로 국가기관을 파행시키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일까요.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은 알 터이니 생략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뭘하는 기관이기에 대통령이 이러는 걸까.

방송 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입니다.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보장하는 기구입니다.

방송·통신 관련 인허가 업무와 각종 정책 수립 등 역할을 하는 기구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문제가 있을 리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정권 때마다 언론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사실 보도에 재갈을 물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KBS 사장 임명과 YTN의 민영화를 강행했습니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대한 법원의 두 차례 '위법' 판단도 무시했습니다.

방통위가 5명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2명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과 상식 사이에서 볼 때 정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국민 대다수 생각입니다.

대통령은 김 위원장 후임으로 '국민은 멍청하다'고 욕을 해댔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내정했습니다.

김홍일 전 위원장 꼼수 사퇴 이틀만으로 이미 다 계획했던 일인 듯합니다.

사퇴하면 또 다른 사람을 앉히는 두더지 게임 같은 이런 상황을 국민은 물끄러미 쳐다볼 수밖에 없다는 게 고통입니다.

지난해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된 이후 지금까지 13개월간 방통위원장이 7차례나 바뀌었습니다.

한가한 공원 벤치에 잠깐 앉아 시원한 공기 마시다 가는 꼴이니,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이러니 '탄핵안 발의, 자진 사퇴, 인사 청문회'라는 사이클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방통위의 언론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을 위한 합의제 취지는 유지하되,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근거로 사실을 보도하는 게 기본일 것입니다.

많이 들어본 '팩트체크'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막고 비틀어 대통령이 하고 싶은 대로 방통위를 하인 부리듯 하려는 건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방통위는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진실 보도를 보장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진실을 뭉개고 왜곡보도를 하게 하려고 합니다.

언론을 장악하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재앙입니다.

진실을 왜곡하는 뉴스라든가 국민이 알아야 할 진실 보도를 막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언론 생태계 유전자를 확 바꿔버리려는 만행, 진실을 밝히려는 언론 보도를 막아 비틀려는 이 무시무시한 사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민주당이 김 전 위원장을 탄핵하려는 게 생소한 사건이라서 그렇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검사 출신 정치인도 현직 검사도 잘못하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 출신 정치인이 지금 이 나라를 망가뜨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도 검사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로 정권을 잡았습니다.

김홍일 전 위원장도 검사 출신입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과 다르게 다른 사람에게 충성하도록 해 나라를 요지경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하는 건 무조건 옳고 상대가 하는 건 무조건 잘못됐다는 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대통령도 총선 참패 후 '저부터 달라지겠다'고 했지만 포악이 더 진화된 모습입니다.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국민의힘 당 대표에 나선 후보들은 비전 제시는 없고 비난만 해댑니다.

지금 국민은 정치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생기는 위기의 '요지경 대한민국'입니다.

나라가 엉망진창입니다. 노래 한 곡 읊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미친 듯이 흥얼거려보기라도 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진정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대로 산다. 야 야 야들아, 내 말좀 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정치)가 판친다. 인생 살면 칠팔십년(지금은 백세시대)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 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요지경 세상~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