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민심 반응 민생 정치 한걸음
"응급실 한 번 가보세요.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정 간에도 전혀 문제가 없구요."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못마땅하다는듯 했던 말입니다.
국민은 고달픈 민생과 다른 세계에 사는 남의 나라 대통령 같은 모습을 보며 망연자실했습니다.
국민은 아마 평생 이 말을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처럼 남을 것 같습니다.
국민은 정신이 아직도 흐릿한데 예정됐던 휴일 여야 대표 회담에 귀가 쫑긋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지 빈손 회담에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듯, 민생을 위한 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를 구성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못내 아쉬운 부분은 채 상병 특검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의료 붕괴 문제에 대해서도 추석 연휴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잘해 줄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해 나가기로 한데 그쳤습니다.
국민은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아야 합니다.
누가 그러고 싶겠습니까마는 아프지도 다치지도 말아야 합니다.
못마땅해 하는 대통령실을 아직은 눈치를 봐야 하는 한 대표의 입장도 회담 성사로 일단은 퉁쳐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야 대표가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단지 양당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대표의 당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합의에 필요한 실권을 행사하지 못한 탓이 컸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돌려서 한동훈 대표는 대표 취임 일성으로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한 발언이 머리 속에 박혀 있습니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이 정부의 성과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이유는 덜 경청하고 덜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반응하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언어로 11년여 만의 여야 당대표 회담에 만족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대표의 회담 전 모두 발언은 감동적이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은 한마디로 신선했습니다.
굽실굽실만 하는 전임 대표들보다 훨씬 스마트하고 담대한 모습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존재감도 없이 친윤과 친한이 서로 눈치를 보며 대통령실만 쳐다보고 있는데 반해 말입니다.
국민의힘은 담대한 한동훈 대표가 있어서 그나마 천만다행입니다.
'담대하다'는 단어는 겁이 없고 배짱이 두둑하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다른 후보가 당대표가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 경험이 부족한 한 대표의 모습을 보면 참 귀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툭툭 말을 잘라가며 빠르게 하는 말투는 이상하게도 시원하고 명쾌하게 들립니다.
지난 연찬회에서 6선 의원에 국회부의장인 주호영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은 미소를 머금게 했습니다.
대선배 어깨에 팔을 걸치고 말하는 모습은 버릇없게 보이는 게 아니라 여유 있고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친화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이번 여야 당대표 회담에서 한 대표는 한-정 갈등을 딛고 대담, 대범하게 회담을 한 것도 칭찬할 만하며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과거 시원시원하고 명쾌한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한 이 대표와 말만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기대됩니다.
결론적으로 얼굴을 맞댄 것 자체가 대통령의 독주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입니다.
그럼에도 못내 찝찝한 것은 친윤의 아첨꾼 정치인, 기죽어 눈치 보는 정치인이 문제입니다.
그들이 한 대표를 사사건건 가로막는다면 아무 것도 해낼 수 없거나 매우 어려울 수 있어 걱정이 됩니다.
국회에서 이번 회담에 대한 의제의 실질적인 조치와 실행이 없다면 암흑의 세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담대한 한 대표가 국민에게 반응하고 야당 의견에 반응하는 협치를 해나가야 합니다.
친윤 간신그룹을 넘어 진정한 민심에 반응하는 정치만이 희망의 불빛이 될 것입니다.
민심에 진심으로 반응하는 협치로 민생 정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를.
파이팅~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