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을 가든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혹시 물이 나오지 않으면 거친 말을 내 뱉으며 불편함을 토해낸다. 하지만 또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물이 나오지 않을 때의 불편함을 잊어버리고 산다.
최근 우리는 물과 관련된 주요보도와 발표를 들을 수 있다. 2025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식수부족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물부족으로 25년 이내에 재앙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서 나오고 있지만 그 심각성을 잊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자원 현황을 살펴보자. 연간 강수량은 1276억톤이다.
이중 731억톤은 지표로 흘러가게 되고 545억톤은 증발되어 사라진다고 한다. 지표로 흘러가는 물의 양 731억톤 중 400억톤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실질적으로 이용 가능한 하천이나 지하수층으로 유입되는 수자원 양은 전체 수자원 중 26%인 331억톤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결국 물 역시 ‘유한’한 자원이라는 매우 중요한 통계인 것이다.
우리는 이제라도 물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만이 고갈되는 자원이라는 생각은 고쳐져야 한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표현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현실과 맞지 않는 말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예견을 했을까? 광주․전남은 1990년 이전에 먹는물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있었다. 한달 이상 비가 오지 않으면 2일제, 5일제 급수를 실시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석달 이상 비가오지 않으면 비상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먹는물의 안정적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모든 문제를 영구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해결한 것이 주암호(댐) 건설이었다 .
주암호는 보성, 화순, 순천 등 3개 시․군에 걸쳐 유역면적 1,148㎢의 광역상수원으로서 보성군은 4개면 19개리 34마을 9.1㎢가 수몰되고 지역 주민의 이주 등의 고통(실향민)을 겪으면서 1992년에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 결과로 생활터전이 없어지고, 각종 행위 규제와 안개일수 증가로 농작물 피해 등 주암호 상류지역의 희생과 노력으로 탄생한 주암호를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은 우리의 소명이며, 호남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본다.
이런 주암호를 지키기 위한 사랑의 실천으로 보성군에서는 늦었지만 2008년부터 주암댐관리단과 함께 “주암호 사랑 걷기행사”를 개최하여 물 수혜지역과 상류지역 주민들이 만나 화합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오고 있다.
이번 행사는 10월 18일 복내면 축구장에서 기념식을 갖고, 주암호 주변 호소 일원 약 9㎞를 걷는 것으로 진행되며 광주시민 등 수혜지역 주민과 군민, 관광객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걷기코스는 복내 축구장 → 율어교 → 동교리 내판․외판마을 → 보성정보통신고등학교→복내 축구장 구간이며 주암호변 갈대밭과 잔잔한 호수가 어울려져 가족, 연인, 동료와 함께하는 가을나들이 길로도 안성맞춤이다.
이번 행사장인 주암호 생태습지는 국내 최대 규모인 21만㎢에 연못 21개소(저류지, 지하흐름습지, 지표흐름습지)와 정화식물 재배지, 습지관찰대, 관찰데크, 야생화 체험단지 등이 갖춰져 있어 자연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주암호 사랑걷기 행사』에 꼭 참석하여 물의 소중함과 지역의 애환 등을 같이 느낌으로써 물 수혜지역 주민과 주암호 상류지역 주민이 서로 상생하고 행복해지는 계기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