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위해 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헐뜯는 가증스러운 사람이 더 밉다는.
삶의 여정 속에서 이런 유사한 경우를 마주하게 되면 허탈함을 느끼게 됩니다.
김 여사의 특검이 국회에서 세 번째 부결되었습니다.
대통령 탄핵 의결 직전에 진행된 김건희 특검법 투표에서 여당이 또다시 부결시켰습니다.
여당으로선 혹 덩어리 같은 부담스러운 특검을 통과시키고 비상시국을 헤쳐 나가야 정상일 텐데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진영과 정당의 입장을 떠나 대통령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신세가 된 만큼 김건희 특검을 통해 수많은 비리를 밝혀내야 부담을 덜 수 있을 텐데,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김 여사보다 국민의힘이 더 밉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최근 한 외신은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엔 김 여사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궁지에 몰린 한국 대통령직에 영부인이 어른거린다'는 제목의 기사가 시선을 모으게 했습니다.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데에는 김 여사가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습니다.
신문은 특히 김 여사의 '디올백 스캔들'이 터지면서 '타협하지 않는 검사'라는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영부인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지면서 윤 대통령의 인기는 하락했다고 했습니다.
비평가들은 사치스러운 브랜드를 좋아하는 영부인의 취향 때문에 윤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자 '마리 앙투아네트(프랑스의 왕 루이 16세의 왕비)'라 불렀다고 썼습니다.
신문은 김 여사가 주가 조작, 뇌물 수수, 공천 불법 개입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를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세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신문은 "김 여사는 전형적인 영부인이 아니며, 다른 대통령 부인들에 비해 많은 조사와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정치 경력에 약점이 됐다"는 국내 정치 평론가의 말도 덧붙였습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서부터 탄핵의 시작은 김 여사로부터 촉발됐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위기의 국면을 돌파하려면 대통령에게 결정적 부담을 준 김 여사 특검을 통과시키는 것이 상식적이었습니다.
지킬 건 지키고 버릴 건 버리는.
김 여사의 비리는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영부인이 되기 전부터 시끄러웠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영부인이 된 후 명품백 수수와 인사 개입 의혹, 총선 공천 개입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채상병 사망사건과 세관 마약사건 구명 로비 의혹 등 상상하기 어려운 불법과 비리를 저질러 왔습니다.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 무관용 원칙이 있습니다.
김 여사 같은 경우가 딱 그렇습니다.
"국민이 안 무섭냐?"
대통령이 뜬금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군인과 경찰을 물리치고 굳게 닫힌 국회 정문을 한 시민이 넘어가면서 숨 가쁘게 외친 말입니다.
한 젊은 여성 시민은 계엄 선포에 대해 기자가 무섭진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무섭진 않았어요.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힘이 되는 당이 아닌 것 같습니다.
되려 짐이 되는 당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네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지금의 국회 구조는 국민이 만들어 준 것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묻습니다. "국민이 안 무섭습니까?"
국민에게 하루빨리 평온한 세상을 되찾아 줘야 합니다.
국가의 중대 사건을 만든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이들을 추종하는 부역자들은 법 앞에 나와 심판을 받아야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받아 놓은 밥상입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가수 태진아의 노래 한 소절 궁시렁거리면서 마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인 걸 /이미 깨진 유리잔인 걸 /이제와서 어떡해요~"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고 'K-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