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사 물줄기 바꾼 총성, 그날…'남산의 부장들'
1979년 10월 26일 저녁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울려 퍼진 총성으로 16년 철권정치가 무너졌다.
한국 현대사를 다시 한번 격랑으로 몰아넣었던 대통령 암살사건.
초대형 정치 사건을 소재로 했지만, 영화는 복잡한 정치 대신 사건 주변에 있던 인물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최고 권력을 둘러싼 2인자들의 욕망과 암투를 통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사건의 배경을 추적한다.
중앙정보부 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과 경호실장 차지철을 권총으로 살해한 10·26 사태는 영화화된 적이 있다.
'그때 그 사람들'(2005)이다. 한국사의 민감한 소재라고 할 수 있는 10·26을 다루는 데 있어 '그때 그 사람들'은 블랙코미디의 감성으로 이 사태가 발생한 배경에 관한 감독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
'남산의 부장들'은 어떨까.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화한 '남산의 부장들'은 10·26을 전후한 40일간을 살핀다.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의 대통령(이성민) 암살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40일 전으로 시간을 돌려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미국의 청문회장에 출석해 18년간 이어진 한국 대통령의 일인 독재의 실태를 고발한다.
이를 몰랐던 청와대에서는 후폭풍을 막기 위한 밀실 회의가 급하게 소집된다.
빨리 해결하라는 대통령의 닦달에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의 발등에 떨어진 충성 경쟁이 뜨겁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4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76306&mid=44770
◇ 웹툰 작가가 된 암살요원...'히트맨'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돼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히트맨'에는 B급 감성이 충만하게 흐른다. 액션과 코미디, 애니메이션과 실사, 랩을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선보인다.
암살요원 준이 목숨을 걸고 국정원을 빠져 나왔지만, 현실은 그야말로 시궁창이다.
월 50만 원을 버는 현실에 낙담하고 있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라는 딸의 조언에 준은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그려 인터넷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만 준은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돼 위협을 받는다.
그야말로 스펙타클하다.
실사와 애니메이션, 웹툰을 오가는 내용 전개가 몰입도를 높인다.
액션과 코미디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권상우가 온 힘을 다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권상우는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해 현실감을 높였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0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85838&mid=44874
◇ 동물의 소리가 들린다면?...'미스터 주: 사라진 VIP'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한다.
할리우드에서 자주 접했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말하는 동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생각보다 후반 작업이 길어질 정도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영화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다.
중국에서 온 특사 판다 밍밍이 탈취당하고 주태주는 이를 쫓다가 사고를 당한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마주친 운명의 파트너, 독일 태생의 군견이자 귀여운 허세가 있는 개 알리와 콤비를 이루어 사라진 VIP를 찾는 미션에 뛰어든다.
개는 물론 판다, 앵무새, 흑염소, 고릴라, 햄스터, 독수리 등과 호흡을 맞추는 이성민의 고군분투가 눈물겹다.
어딘가 과장돼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가 생각보다 많이 터지지 않는 코미디는 아쉽게 다가오지만 신하균, 유인나, 이선균, 이정은, 이순재, 박준형, 김보성 등 익숙한 스타들이 동물 목소리를 연기해 친근감을 안긴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13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77509&mid=45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