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24일 개최된다.
사회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수심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검찰청에서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 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및 불기소 처분 여부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운영되는 일종의 외부 자문 기구다. 검찰이 수심위의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존중할 의무가 있다.
수심위원들은 최 목사 측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각각 제출한 30쪽 이내의 의견서, 양측의 현장 진술 등을 검토한 뒤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심의 의견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수사팀과 최 목사 측에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변을 들을 수도 있다.
수심위에는 최 목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수심위는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가 최 목사의 수심위 소집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최 목사는 검찰이 김 여사와 본인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자 이에 반발해 진술 기회를 달라며 수심위 소집을 신청했다.
자신이 2022년 6∼9월 김 여사에게 180만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향수와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 등을 선물하며 여러 청탁을 했고 이는 윤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있으므로 본인과 김 여사 모두 청탁금지법을 어겼다고 봐야 한다는 게 최 목사의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선물들이 단순한 축하 표현이거나 취재·만남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 직무 관련성은 없었으므로 김 여사와 최 목사를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수심위에서는 피의자인 최 목사 스스로 자신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정작 검찰은 기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일 개최된 김 여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증거인멸,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살펴본 뒤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권고한 바 있다.
이번 최 목사 수심위는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고 직무 관련성 여부 등 쟁점도 같아 사실상 '김 여사 수심위 2탄'으로 평가된다.
만약 이날 수심위에서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김 여사와 최 목사 처분 방향에 대한 검찰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불기소 권고가 나오면 검찰이 당초 계획대로 김 여사와 최 목사를 불기소 처분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