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고 비싼 임대료로 수익성도 떨어진다는 판단이 은행점포의 2∼3층행(行)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점포 이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토착은행인 광주은행으로, '미니 점포' 전략을 추구하면서 신설 점포의 경우 어김없이 2층 이상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말 한국전력 본사 이전에 맞춰 한전 2층에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나주 빛가람동 이화프라자 2층에 혁신도시 두번째 지점인 빛가람지점을 개설했다.
두 곳 모두 지점장을 포함, 직원이 모두 5명인 미니 점포다.
광주에서도 동림과 효천, 농성지점이 1층 점포를 정리하고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은행 자리에는 할인마트 등이 들어섰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 11개 점포 중에서도 강남지점을 제외한 10곳이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신한은행도 광주고등·지방법원 앞 5층 건물 2층에 출장소를 개설, 운영중이다.
하나·국민·우리·농협·기업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아직까지 1층 점포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 자동화기기(ATM)만 1층에 두고 점포는 2층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들 시중은행은 실제 최근 1년새 수도권 신설 영업점의 40% 가량을 1층이 아닌 2∼3층에 개설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2층 점포를 선호하는 것은 비싼 임대료도 부담이지만, 인터넷 뱅킹과 스마트폰 결제가 대중화되면서 직접 창구를 찾는 고객들의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 1차적 이유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오후 6시도 되지 않아 셔터를 내리는 은행보다는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편의점이나 밤 늦도록 영업하는 마트 등이 건물 이미지에 오히려 낫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VIP 고객들이 외부 노출을 꺼려하는 점도 반영됐고,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보여주기식보다는 실속형 점포가 은행 수익성 측면에서는 낫다"며 "'1층 명당' 시대는 이제 서서히 저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