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40회 스승의 날입니다. 40회를 맞이하긴 했지만, 스승의 날의 역사는 이보다 더 깁니다.
한국의 스승의 날 기원을 찾아보면 대한적십자사의 활동이 그 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58년부터 충남 강경지역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5월8일)을 맞아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하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후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고, 이듬해인 1964년 제13차 협의회에서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고쳐 부르고 날짜도 5월 26일로 지정했습니다. 1965년 열린 제14차 협의회에서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 탄생일인 5월 15일로 다시 한번 변경되어 전국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기념식으로 이어졌지만, 1973년 예산 절감과 공무원의 부조리 개혁하자는 정부의 서정쇄신운동 명분으로 폐지되었다. 이후 1982년 다시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어 오늘날의 '스승의 날'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스승의 날 하면 많은 분이 카네이션을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 후로는 이 카네이션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학생 대표가 다른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주는 카네이션만 허용된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편지를 쓰기도 하고 직접 꽃마차를 만들어 교무실로 모셔다드리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내 감사의 뜻을 표현합니다.
스승의 날은 때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하나가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날을 기념해 열린 체육대회에서 교탁을 벗어나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을 질주하던 선생님의 모습은 친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발까지 쓰고 학생들 앞에서 유행가를 부르는 선생님은 그동안 학생들에게 감춰왔던 반전 매력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듯이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은 만학도나 이제 갓 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어려운 시절, 자신보다 가족들을 위해 살며 배움의 시기를 잠시 미뤘던 늦깎이 학생들도 풍선과 그림으로 장식한 교실에서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뒤 예전에 부르지 못했던 '스승의 은혜'를 소리 높여 함께 불러봅니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 어려운 시절의 애환, 배움의 기쁨 등이 하나로 뒤섞여 교실을 가득 채웁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도전은 쉽지 않습니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이라면 새로운 생활에 대한 호기심보다도 두려움이 클지도 모릅니다.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학부모 이상으로 정성을 다합니다. 사랑과 정성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칠 것을 다짐하며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선생님을 향해 어린 학생은 감사의 뜻을 전하려 고사리손을 들어 선생님께 내어봅니다.
코로나19 위협 속에 선생님들에겐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에 따르면 유·초·중·고·대학 교원 약 8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5.8%가 코로나 이전보다 교육활동에 더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이 바로 원격수업 시행과 그에 따른 학습격차 해소라고 하네요. 또 감염병 예방 및 교내 방역 업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한 지역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선생님이 과도한 행정업무와 교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수업과 상담,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최고의 스승의날 선물"이라며 선생님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말합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4일 열린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학습 결손 등을 신속하게 회복하고 미래 교육으로 전환을 이뤄낼 수 있는 원동력은 우리 선생님들"이라며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의 교육 활동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의 날' 발원지에서 한 유은혜 부총리의 약속이 매년 5월에만 반복되는 공염불로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