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하게 강한 팀 위해 노력"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하게 강한 팀으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기태(48) KIA 타이거즈 감독이 1일 구단과 재계약을 체결한 뒤 제시한 '2기 김기태호'의 목표다.
2015년 KIA와 3년 계약을 맺었던 김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인 이번 시즌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팀에 11번째이자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으니, 김 감독의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다. 관건은 계약 규모였다.
KIA 구단은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으로 대우 역시 최고 수준으로 했다. 국내 감독 중 최고액은 올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류중일 감독이다.
류 감독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KBO리그 사상 최초의 '통합 4연패'를 이룩했다. 평생 삼성과 함께 한 '삼성맨'이 'LG맨'으로 변신했으니 높은 대우를 받을 만하다.
김 감독의 3년 총액 20억원은 김경문(NC 다이노스), 김태형(두산 베어스) 감독과 같은 액수다.
'1기 김기태호'는 종착지는 11번째 우승이었다. 2015년 8위, 2016년 5위로 올라서며 구단의 체질을 개선해나갔던 김 감독은 우승으로 꽃피웠다.
그리고 앞으로 3년 더 항해를 이어갈 '2기 김기태호'의 목표는 왕조 구축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먼저 왕조를 열었던 구단이 바로 '타이거즈'다.
20세기 타이거즈는 '해태'를 간판으로 1983년과 1986∼1989년, 1991년, 1993년, 1997∼1998년까지 9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당시 해태는 왕조라기보다 오히려 제국에 가까웠다. 빨간색 상의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해태 선수들은 로마 제국의 병사들처럼 타 구단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해태는 1990년대 말부터 IMF 여파로 휘청이다 무너졌고, 2001년 KIA가 구단을 인수한 뒤에도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KIA는 2009년 KBO리그 최초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채웠지만, 이듬해 심각한 우승 후유증을 겪어 5위로 추락해 왕조 구축에 실패했다.
KIA가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열어 가려면, 선수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의 적임자가 바로 김 감독이다.
김기태 감독은 계약 기간 3년 동안 선수단의 체질 개선에 전력을 기울였다.
패배주의에 물들어 있던 선수들의 마음에 승리의 달콤함과 필요성을 심었고, 이는 올해 통합 우승으로 돌아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KIA 구단은 2년 연속 우승을 위한 가장 큰 '퍼즐 조각'인 김 감독을 붙잡았다.
이제 다음 단계는 우승 주역을 붙잡는 일이다. KIA가 '왕조'를 열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3인과 양현종, 김주찬 등 FA 선수의 잔류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