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계절, 극장가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광활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SF영화 '애드 아스트라'와 비틀스의 노래가 가득한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등 감성을 자극하는 화제작들이 풍성하다.
◇ 인간 본성으로 무중력에 저항하다…'애드 아스트라'
"그는 태양계 외곽까지 간 최초의 인간이었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우주비행사가 된 로이.
30년 전 외계의 생명체를 찾으러 나섰다가 실종된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에 우주의 끝 해왕성으로 떠난다.
"우주 사령부에서는 아버지를 의심해"
그러나 아버지가 지구를 위협하는 위험한 실험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혼란에 빠진다.
'애드 아스트라'는 기존 SF 영화들과 결이 좀 다르다.
"이곳의 적은 인간도 물질도 아니야. 저 끝없는 허공이지."
극적인 사건보다 우주라는 공간, 그보다 더 심오한 인간의 내면을 파고든다.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죽을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도 심박수가 80회를 넘지 않는다.
그는 생각한다. '나는 왜 아무 느낌이 없지?'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무중력으로 표현한다.
로이는 우주나 우주선 내부를 둥둥 떠다닌다.
표정은 늘 변함이 없다. 해적과 유인원에게 공격당해도 침착하다.
아버지 클리퍼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가 미친 영향이다.
세상이 영웅으로 추앙하는 클리퍼드는 '리마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까지 저버린다.
리마 프로젝트란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를 찾는 임무다.
흑백영화는 콘트라스트와 그림자를 강조함으로써 어둡고 불길한 이미지가 전해진다.
다만 뮤지컬 요소(춤·노래)를 삽입하면 상반된 감정까지 유발할 수 있다.
로이의 그늘진 삶에서 천천히 명상적 선율을 찾아간다.
빛과 어둠을 아름답게 조명하면서 서정적 리듬이 부각되도록 만든다.
이렇게 해서 단순하고 상투적인 이야기는 묘한 흡입력을 지닌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3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9887&mid=43468
◇ 음악영화 신드롬 다시 일으킬까…'예스터데이'
"언제 이런 곡을 썼어?"
"나 말고 폴 매카트니가 썼지. 비틀스 말이야"
"누구?"
사람들의 기억 속에 비틀스가 사라진다.
유일하게 비틀스를 기억하는 무명가수 잭 말릭은 스타가 된다.
"천재 뮤지션의 등장에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예스터데이'는 비틀즈가 나오지 않는 비틀즈 음악영화이자 비틀즈가 사라진 세상에서 펼쳐지는 기발한 설정 그 이상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
불후의 명곡 비틀즈 음악 속 주옥같은 가사의 의미가 세대불문 모두가 공감할 인생 이야기 뿐 아니라 대사 속에도 재치있게 녹여내며 한 장면 한 장면마다 명장면과 명대사의 향연들이 펼쳐진다.
이로 인해 북미, 영국, 독일, 멕시코 등 대표 흥행 국가에서는 비틀즈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4050세대 즉 중장년층 뿐 아니라 현실에 찌든 2030세대들의 인생을 응원하는 영화로 주목받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인생영화의 명가 워킹타이틀의 '예스터데이'는 환상의 듀오인 리차드 커티스 각본과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대니 보일 감독의 합작품이다.
'예스터데이'가 음악영화 붐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16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83110&mid=43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