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떠한 억울한 일이 없어야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억울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지역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안타깝고 억울한 사연이 있어 한 현역의원의 속사정을 얘기해 볼까 한다.
일명 팩트체크다.
현재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인 이병훈 국회의원의 이야기다.
이 의원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뜬금없는 신당 행보에 구정물을 뒤집어썼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남 영광이 고향이다.
전남 보성 출신인 이병훈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인연이라면 광주제일고등학교 동문일 뿐이다.
선택하지 않은 고교 동문이라는 사실 때문에 당권을 쥐고 있는 이재명을 지지하는 팬덤으로부터 시작해 지역에서 오해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이 의원이 이 전 대표를 지지한 것은 맞다.
이 의원뿐만 아니라 호남지역 국회의원은 거의 다 그랬다.
그런데 유독 이 의원만 구정물을 뒤집어쓴 것이다.
이 의원은 사실 정치색이 없는 정치인이다.
어느 계파에 속해 활동하지도 않았다.
친명도 아니고 비명도 아닌 자신의 주장처럼 '친국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의원은 정치인이기 전에 행정고시 출신으로 문화 행정 전문가로 두루 활약했다.
그는 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청와대 행정관·광양군수·전남도 기획관리실장·세종시 건설청 주민지원본부장·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제도국장·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을 끝으로 공직생활 30년을 마감했다.
다른 공직자와는 달리 중앙부처 한 곳에만 근무한 게 아니라 지방에서 중앙으로, 부처를 두루 거쳤기 때문에 행정에 관한 한 누구와도 비교 우위에 있는 문화경제 전문가 출신 정치인이다.
이 의원의 저서 중 '문화가 밥이다'가 있다.
문화가 밥이라는 것은 '문화=경제'라는 것이다.
광주광역시는 문화로 먹고 살아야 하는 지역이다.
그래서 이 의원은 '문화가 밥이라는 소신의 정치'를 해왔다.
저서에서 한국이 가져야 할 미래 비전은 '문화-관광-생태'이며 앞으로는 건설·주택·복지 등 문화라는 큰 틀 속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신념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더불어 사는 세상, 지역 주민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일관되게 모색해 온 결과물로서 우리가 사는 도시를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삶의 도시'로 바꿔내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깊이 있는 사고를 이 책에서 제시하고 걸맞게 실천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정치적 동지가 없다.
'수족'이라고 할 만한 이들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번 신당 창당 선언을 했을 때도 알만한 사람들의 그림자도 없었다.
그런데도 호남이라는 동향과 고교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신의 정치를 하고 있는 이 의원의 발목이 잡힌 것은 아이러니다.
오죽하면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이 광주에 내려와 비명이 아니라고 변호를 했을까.
이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 비용 충당을 위해 출판기념회를 여는 여느 후보와 다르게 4년의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 평가를 받기 위한 의정 보고회를 했다.
이 의원은 보고회에서 당이 단합하고 단결해야 하는데, 친명이냐 비명이냐로 갈라치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도 의원총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서 부결을 주장했고 실제로 부결투표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든 평가나 경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평평한 운동장에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의원이 수성을 노리는 광주광역시 동남을 선거구는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고위 공직자들의 최대 격전지다.
고위 공직자 출신에 고시를 합격한 후보가 4명이나 된다.
이 의원에게 낙인을 찍거나 주홍글씨를 새겨서 불공정한 경쟁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편견을 버리고 시민이 스스로 책임지는 공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 공정한 선택이 참 일꾼을 탄생시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