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박따박 국민 혈세 두둑이 받으니 걱정 하나 없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목구멍이 포도청인 국민과 달리 걱정이 없으니 혼돈 속에서도 오히려 혼란을 더 만들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통령 관저 앞에 나타난 40여 명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바로 그 증좌입니다.
이들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그 책임에 대해서는 입틀막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른 아침에 왜 그곳에 갔을까.
윤 대통령을 만나려고? 구속 집행을 막으려고? 아닙니다.
자신들의 앞날을 위해 쇼하는 겁니다. Show!
모든 것이 맞고 틀리고 상관없이 강성 지지층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액션입니다.
이런 사진 한 장 정도는 남겨놔야 나중 선거에 써먹을 것 아니겠습니까.
이들은 대통령 걱정도, 나라 걱정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강성 지지층에 기대며 자신의 미래만 생각하는 보신주의자들입니다.
국민은 이런 정치 꼬락서니를 보고 개헌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겁니다.
헌법을 손보는 일에 대통령제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에 관한 제도도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제만 바꾼다고 세상이 밝아질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특권이 없는 공평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의 한 언론 인터뷰를 요약해 우리나라 정치의 문제점을 지껄여보겠습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직업을 '봉사하고 희생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이런 생각으로 일하는 의원이 얼마나 될지 갑자기 궁금합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합니다.
특권을 만들어 내고 그걸 누리기 위해 정치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와는 정반대입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 특권이 있다면 입법기관으로써 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스웨덴에는 한국처럼 국회의원들에게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 같은 건 없습니다.
의원들이 스캔들에 연루됐거나 기소가 되면 수사가 진행되며 의원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옵니다.
불명예이고,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약속을 어긴 것이니 의원직을 그만두는 것입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처럼 잘못을 저지르고도 계속 국회에서 버티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세비는 1억5천700만원 정도이고, 개인적 지원금 등을 포함하면 실질 연봉은 5억원 정도로 알려집니다.
스웨덴 국회의원 세비는 한국 돈으로 월 900만원 정도로 연간 1억원 가량입니다.
스웨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달러로 한국의 두 배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회에서는 중상위권 수준입니다.
게다가 하루 8시간이 아닌 24시간 근무한다는 것을 전제로 책정한 것이어서 저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는 '24시간 일하는 4년 임시직'이라는 인식을 스웨덴 사람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 연봉 외에 다른 지원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스웨덴 국회는 상시 국회로 항상 문이 열려있습니다.
그들은 매일 출근해야 하고, 하루 일정이 빡빡해 오전 7∼8시에 출근해 오후 9∼10시에 퇴근합니다.
상임위, 본회의, 입법 세미나 참석 등의 일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정책보좌관도, 비서도 아예 없습니다.
한국처럼 상시로 보좌관이나 비서를 두지 않으며 짧은 시간에 3∼4개의 법안을 동시에 준비해야 할 경우 1∼2명의 보좌진을 일시적으로 요청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보좌진으로 9명을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웨덴 의원실에는 국회의원 혼자 근무합니다.
의원과 직접 통화해서 일정을 바로 잡아 만날 수 있으니 훨씬 효율적인 정치가 이뤄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회의원을 한번 만나려면 보좌관에게 연락해 부탁해야 하는 경우와 생경하게 대비됩니다.
우리나라 의원실은 45평인데 비해 스웨덴 의원실은 3∼4평 정도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공항에서 귀빈실, 귀빈주차장을 이용하는데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귀빈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공짜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국회 의원회관 내에 목욕탕, 헬스장, 이발소 등이 공짜이고 내과, 치과, 한의원 등은 가족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은 그런 시설이 아예 없습니다. 다만 자전거를 타고 다녀 샤워실은 있습니다.
스웨덴에는 특권 같은 건 따로 없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출판기념회를 열어 뇌물성 돈을 받지만 스웨덴 국회의원에게는 출판기념회라는 문화 자체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책에 대한 관심보다 정치인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찾아옵니다.
국회의원 활동 중에 가장 먼저 금지해야 할 것이 출판기념회입니다.
검은돈을 받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오해받기 싫은 일부 국회의원은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후보에게 적잖은 공천 헌금을 받는 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스웨덴에서는 중앙의 국회의원에게 그런 공천권 자체가 없습니다.
지방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시민들에 의해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또 지방의원들은 무급 봉사직이어서 뇌물을 주고 지방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스웨덴처럼 대한민국 정치를 봉사하는 정신으로 하게 하려면 국회의원 특권을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투명한 사회,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세비도 사회 정서에 맞게 조정해 낮춰야 합니다.
세비를 줄이고 특권을 없애는 결정을 국회의원 스스로 할 수 없습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국회 정치개혁특위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안 됩니다.
시민, 헌법학자, 학계, 정치인 등이 참여하는 국민협의회 같은 조직이 상설화돼야 합니다.
그들의 오랜 경험과 연구와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을 국회의원들이 흥정거리로 삼지 않고 바로 수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염라대왕도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야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당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철천지원수처럼 싸웁니다.
사실은 정치인들은 극한 대립하는 걸 즐깁니다.
극렬 지지자가 있어야 표를 얻어 다시 금배지를 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절차 위법 등 모든 사안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대부분 본질이 아닌 형식과 절차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정작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무시, 경호처의 불법적인 체포영장 집행 저항, 탄핵소추 시간끌기 등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은 내란죄 수사를 받아선 안 된다, 탄핵하지 말고, 다시 대통령에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도 아닙니다.
법치를 이야기하며, 절차상의 문제만 계속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작 법치가 무너지고 있는 본질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주장을 다 들으면 윤 대통령 수사를 하지 말고, 탄핵도 하지 말고, 그렇다고 다시 되돌릴 순 없고, 일단 지금 이 상태, 이대로 시간을 끌어보자는 식입니다.
엄동설한에 나라를 살리겠다고 거리에 나선 국민은 죽거나 말거나 말입니다.
날마다 세계 신인도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주식, 통장 빵빵하고 배부르니까.
국민의힘의 진짜 모습은 조선시대처럼 궁녀와 신하들이 떠받들듯 '윤석열 옹위'입니다.
어떻도게든 자신들만 살겠다고 용을 쓰는 겁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계엄선포 당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온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18명이었습니다.
50여명은 국회 인근에 있는 당사에 있었습니다.
계엄 선포에 대해 이를 '찬성'하는 국민의힘 의원은 없습니다.
모두 '계엄은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이 잘못된 계엄을 철회할 수 있는 건 국회의원뿐입니다.
그런데 당사에 가만히 앉아 남의 집 불구경하듯 했습니다.
이런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국민의 대표입니까.
이들은 당사에서 TV로 헬기가 국회 마당에 내려앉고, 군인들이 국회의사당 안으로 진입하는 장면들을 다 지켜봤을 겁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정말 계엄이구나. 국회가 해산되는구나. 그러니 몸조심해야 되겠다'고 했을까요.
'내일이면 골치 아픈 야당 의원들 다 사라지면 이제 우리 세상 오는 걸까'라고 기대했을까요.
아니면 '윤 대통령이 우리라고 놔둘까, 1980년 전두환 군인시대로 돌아가는 걸까'라고 걱정했을까요.
당사로 갔더라도, 그 TV 장면을 보았으면, 당장 국회로 달려갔어야 맞습니다.
그들은 텔레그램에 계속 '지도부가 지침을 내려달라'는 의견만 쏟아냈습니다.
국회의원 특유의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가 DNA에 박혀 있는 겁니다.
국회의원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이 안 됐다면 국민의 대표 자격이 없습니다.
나라의 주권이 빼앗기는 장면을 보고도 그냥 TV만 보고 있었으니까.
그 대상이 북한군이었으면 어땠을까요. '반공 보수'니까 그때는 당의 지침이 없어도 국회로 달려갔을까요.
그날 당사에서 TV를 보던 국회의원 상당수가 관저 앞으로 몰려갔던 주인공들입니다.
국익도, 국민도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강성 보수 지지층에게 눈도장만 찍으려는 이들을 어찌해야 합니까.
대통령은 이런저런 핑계로 숨어지내며 법꾸라지처럼 나라를 흠집내고 여당 일부 의원들은 국가의 경제적 피해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한테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 계산만 하는 보신주의자들, 철퇴를 내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해 국회법을 확 뜯어고치고 바꾸는 개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