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유혹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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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유혹의 정치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4.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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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찾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민의힘 수원 지역 후보들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4.4.4 (사진=연합뉴스)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 /금수나 강산 어여쁜 나라. 한 마음으로 가꾸어 가면 /알뜰한 살림. 재미도 절로. 부귀 영화는 우리 것이다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

연세가 좀 있으신 국민은 무슨 노랫말인지 '아'하고 생각이 날 것입니다.

1970년대 건전가요 '새마을 노래' 가사 일부입니다.

과거 새마을운동 하면 떠오르는 곡입니다.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불렀던 노래입니다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잘 살아 보자'는 아우성이 커지는 현실이 멋쩍기도 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퍼주기·막말정치가 도를 넘으며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공약은 없고 상대를 공격하는 말 잔치만 해댑니다.

부귀영화는 바라지도 않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발등의 불인데 말입니다.

대통령은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며 의사들을 몰아붙이다 구석에 몰리자 해결책은 못 찾고 전공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애매모호한 말만하며 꽁지를 뺍니다.

궁여지책으로 선거에 지면 벼랑 끝이니 이젠 막 퍼주기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과학계 카르텔을 질타하며 교수들과 연구원들의 애원에도 R&D 예산을 다 깎아버리더니 이젠 내년에는 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합니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국민을 어린아이 수준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탕을 뺏었다가 총선에서 참패할 것 같으니까 다시 주겠다고 놀리는 '얼레리꼴레리'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국민들은 요즘 어리둥절한 일들이 하도 많아 어지럼증에 두통까지 생겨났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2000(2천명)'이라는 숫자의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습니다.

빨간 점퍼를 입은 22대 총선 후보자들도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명 같은 '2000'이라는 숫자 때문에 한 표를 달라고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합니다.

최근 한 일간지 만평 그림에 한동훈 위원장이 대통령실 문 앞에서 넙죽 절하며 "제발 나오지 마세요"라고 그렸습니다.

대통령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걸림돌이 됐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이지도 전략도 조율도 없이 혼선만 키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해결책은 더 꼬이고 말았습니다.

무조건 질러놓고 묘책을 찾지 못해 전공의 측 대표와의 면담도 '유구무언'인지 묵묵히 듣는데 그쳤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올해 인턴 수련 파행으로 최소 4∼5년의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의정 갈등이 해소된다 하더라도 의료 업무 공백으로 국민만 불편을 겪게 돼버렸으니, 이걸 어쩝니까.

여기에다 총선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거침없이 해대는 막말은 하늘을 찌릅니다.

'아무 말 대잔치 퍼레이드' 선거입니다.

설령 다른 당 후보가 막말을 했다 하더라도 무시하고 민생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면 더 신뢰받을 일을.

정책은 내놓지 않고 상대방 말꼬투리만 잡습니다.

가수 2NE1을 소환합니다.

후보들은 이들의 노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궁시렁거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가라면 이 몸이 서럽잖아. 넌 뒤를 따라오지만 난 앞만 보고 질주해"

노래 가사처럼 내가 잘하는 거, 잘할 수 있는 것을 국민 귀에 쏙 들어오게 약속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줬던 푸바오가 한국에서 1354일을 살다가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나라 살림을 하려는 분들은 푸바오처럼 희망이라도 줄 순 없는지요.

"없다고요", 그럼 정치를 왜 하냐구요. 곳간 채우려고 하는 건가요.

국민은 죽기 살기로 일해서 세금 내면 나눠가질 궁리만 하는 건가요.

국회의원이 되면 누리게 될 연봉 5억원, 특권 180여가지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시겠습니까.

며칠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머리 조아리고, 당선되면 4년간은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호의호식하겠다는 심보, 국민은 다 압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국민은 정치를 좋아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대책도 없으면서 막 퍼주기, 막말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날마다 헛소리, 헛구호에 귀만 멍드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오늘보다 나은 삶'을 바랩니다.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내일'을 말입니다.

싹수가 있는 정치라면 뭔 말인지 알아들으리라 생각됩니다만, understand.

"위정자 여러분, 알아듣겠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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