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무안국제공항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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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무안국제공항 '딜레마'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4.27 1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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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군 공항 이전 결사반대
24일 오후 전남 무안군 초당대학교 정문 앞에서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범군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민간·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4.24 (사진=연합뉴스)

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에 있는 무안국제공항은 전라도 유일의 국제공항입니다.

1986년 호남권 신공항 건설이 추진돼 1989년 현 위치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실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다가 1993년 아시아나항공 733편이 목포공항 착륙 전 영암군 삼호읍에 추락하는 사고로 본격적인 신공항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무안 신공항은 목포공항의 민항기 취역과 광주공항의 국제선 부문을 대체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목포공항은 활주로가 짧고, 계기착륙장치도 없었습니다.

2004년까지는 착륙로가 한 방향으로 제한되기도 했고, 2002년에는 결항률이 무려 32.8%나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연을 안고 무안국제공항은 1999년 첫삽을 뜨고 2007년 11월 개항을 했습니다.

개항 이후 목포공항의 대체 국내선 공항으로 사용되다가 무안~광주고속도로가 2008년 5월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광주공항의 국제선 전 노선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됐습니다.

당시 광주공항은 운영수익으로 자체 시설 투자와 자급자족이 가능했지만, 1년 사이 처참하게 몰락했습니다.

국내선도 탄탄한 수요가 있었지만 적자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무안으로 이전된 국제선 전 노선들 역시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를 극복하며 2018년 이용객은 56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안국제공항이 올해 현재까지 국제공항의 완전체가 되지 못하고 지역 갈등만 커지고 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광주시가 2018년에 민간공항을 이전한다고 전남도와 합의를 했습니다.

이후 2020년 군공항과 함께 이전한다고 하자 무안군민들은 합의를 어겼다며 행정 불신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행정이 이랬다저랬다 한다며 무안군민들이 모든 걸 믿지 못하겠다면서 끝없는 좌충우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안군민들은 전남도를 향해서도 무안 남악 신도시를 개발한 이익금 4천300억원을 전남개발공사가 여지껏 무안군에 주지 않고 있다며 광주시와 전남도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다른 무안군민은 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원 방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무안군민이 왜 반대를 하는지 성찰해서 '감정의 응어리'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근 무안 초당대 국제회의실에서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에 대비한 '소음 대책 마련 토론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무안에서 구체화한 청사진이 무안군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안국제공항 인근의 경우 낮은 주거 밀집도와 항공기 이착륙 경로가 해상인 점을 들어 소음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무안군 인구의 약 63%가 거주하는 삼향·일로읍의 소음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소음피해 부분에 대해서도 인구밀도를 고려하더라도 활주로 방향 조정 등 군공항 이전 때 단계별 대책을 마련하면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은 열악한 무안국제공항을 하루빨리 활성화해 국토 서남권의 경제발전을 견인하고, 광주시는 오랜 숙원을 해결할 수 있어 광주, 전남, 무안이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군공항 주변지역 소음피해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의 민간, 군공항을 이전해 통합공항을 만드는 것은 상생의 문제이고, 광주와 전남이 모두 살 수 있는 방향이라며 막연한 불신과 불안을 덜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부분은 김산 무안군수의 행태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한 군민은 자신은 광주 군공항이 무안으로 이전하기를 바라는데, 오늘 아침 이장을 통해 군공항 이전을 반대해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은 무안군민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김산 무안군수가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뿔사, 이 거짓말 같은 말이 사실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군민들은 이런 공청회 자리에 무안군수가 당당하게 나와 왜 광주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지, 주민들을 향해 설득력 있게 소신을 밝혀야 하는데 나타나지도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해댔습니다.

근거없는 의심은 안 되겠지만, 이런 중대사안을 논의하는데 군수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의심의 여지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또 무안군민들이 한 걸음 더 누그러져 기대를 갖게 했다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결론은, 무안군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감정의 응어리'인 듯합니다.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의 핵심 쟁점이었던 소음피해가 지역민 불안 정도와 매우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짧은 안도의 한숨이나마 쉴 수 있게 됐습니다.

그간 이를 빌미로 논의 자체를 저지했던 정치적 포퓰리즘에 변화가 예상되기도 합니다.

광주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할 경우 무안군 전체 9개 읍·면 중 6개 읍·면은 소음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나머지 3개 면의 경우도 광주보다 현격히 적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입니다.

소문으로만 무성히 떠돌던 군공항 이전 소음 피해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온만큼 본격적인 공론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간 비슷한 규모의 타지역 공항들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무안국제공항만 반쪽짜리의 허약한 국제노선으로 '고추 말리는 공항'이란 비아냥을 들으며 형식적 운항을 해온 게 사실입니다.

지역민 불안에 편승하고 자극해 온 정치인들의 책임은 너무나 큽니다.

이제 총선도 끝났으니, 지역사회 미래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딜레마입니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인 상황 때문입니다.

사실 선택해야 할 길은 오로지 하나인데 말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이리 끌리고 저리 끌리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나보다 우리, 전체를 생각하는 대승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과거지사나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도 지난 것 같습니다.

후세대를 위해서라도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대승적 결단, 딜레마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광주와 전남은 하나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웃음꽃 피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우리 집 뒷마당에는 안 돼"라는 님비현상으로 비춰지는 부끄러운 모습을 더 이상 보여서는 안 될 일입니다.

대승적 결단의 상생의 길이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요.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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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결사반대 2024-04-29 12:13:01
그렇게 좋은 공항 광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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