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었습니다. 머리카락도 안 보입니다."
지난 어린이날 행사에도 용산 김 여사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김 여사의 소식이 봄바람을 타고 솔솔 들려옵니다.
귀를 쫑긋 세워보니, 김 여사 '의혹 미리 덮기' 준비가 한창인 것 같습니다.
총선이 끝나고 김 여사 관련 사건 수사를 한다고 떠들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든가 말든가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러다간 안 되겠다고 싶었는지, 검찰총장이 명품백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부랴부랴 설칩니다.
선거는 핑계고, 진즉부터 수사를 해야 했습니다.
암튼, 청탁금지법 고발 후 다섯 달 만입니다.
특검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의심할 만합니다.
국민은 명품백에 대해선 피식 웃고 맙니다.
사실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어 꿈도 못 꾸는 사치스러운 물건이라서 말입니다.
근데 이 사치품을 건넨 사람만 문제 삼고, 덜컥 키득거리며 받은 사람은 문제가 안 되는 상황인 듯합니다.
김 여사는 청탁금지법에 해당은 안 되지만, 대통령이 알고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박절하게 대하기가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는 말도 안 되는 구차한 변명만 했습니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말인지 아리송합니다.
뇌물성 물건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본질은 다른 데 있습니다.
김 여사는 명품백 말고도 쾌쾌묵은 사건들이 많습니다.
수 년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입니다.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가 2년 반 만에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법인카드로 두 차례에 걸쳐 18만2천원을 긁었다고 검찰에 넘겨 모욕을 줬습니다.
끝내 법정에까지 서게 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못난 남편을 둔 죄겠지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은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렇지만 김 여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김혜경 여사가 고초를 겪은 것처럼, 용산 김 여사도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국민 눈높이'이고, 윤석열 정부가 부르짖는 '공정과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김 여사는 더는 숨지 말고 국민 앞에 서야 합니다.
잘못한 게 있으면 국민께 사과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부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주어진 역할을 해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영부인의 제도적 역할 폐지 선언이 나오면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칠레 영부인은 전 세계가 영부인의 역할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칠레 역사상 33세 최연소 영부인인 이리나 카라마노스는 인류학자이자 정치활동가입니다.
그는 경호는 받지만, 전용차는 타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을 합니다.
질 바이든 여사는 미국 최초의 '일하는 영부인'입니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변함없이 교사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영부인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 뮐러는 대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문화 기획 전시와 관련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문화강국입니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열심히하는 모습은 누구라도 행복하게 보입니다.
세상만사가 숨어서 해결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김 여사의 모습에서 진실한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국민 한 번 '피식'이라도, 웃게 만들어 주실 수는 없는 건가요.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