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하루하루가 힘겨운 와중에 극한 호우까지 덮쳐 시름이 깊습니다.
이런 판국에 여당의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 긴 한숨만 나옵니다.
자폭 전당대회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상대방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모습은 인간의 모습이 아닙니다.
후보들은 진정 나라의 앞날을 걱정이나 하긴 하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과거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 반성하고 더 나은 정치를 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질러보자는 심보로 보수의 품격도 절제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비전이나 미래 따위는 엿바꿔 먹은 것 같습니다.
무조건 내가 당 대표가 돼서 오로지 충실한 대통령 부하 노릇을 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는 듯 보입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려는 마음은 단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폭로전의 파장이 전당대회가 끝나도 정치권 전체로 퍼져 인화성 소재로 남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당 대표는 대통령과 수평적 당정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토론회에서 내가 더 대통령에게 신임을 받고 있다며 친분 자랑만 합니다.
이런 식이니 격노를 밥 먹듯 한다는 대통령이 버럭하면 깨갱하고 꼬리를 내릴 것 같은 생각을 하면 식은땀이 납니다.
'노(No)'라는 말은 한마디도 못하고 '여부가 있겠습니까'라고 조아릴 것 같아 쓴웃음이 납니다.
총선에 참패를 했으면 반성하고 개혁적 변화 노력을 통해 당을 잘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은 개혁이란 단어조차 까먹은 것 같습니다.
폭로대회가 되며 분당대회로 귀결되는 길로 가고 있는 국민의힘은 간판을 내리고 '권력의힘' 당이라고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과 당 대표가 지지고 볶으며 호흡을 잘 맞춰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생각이 다른 건 대화를 통해 좁히고 공적인 지향점을 향해 가면서 좋은 정치를 해야 합니다.
채상병 특검도 궁금해 하는 사안으로 어떤 방식을 막론하고 마땅히 해야 합니다.
만약 내 아들이 그랬다면 어느 누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순직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이 필연인 이유입니다.
대통령 탄핵도 법을 전공하고 법을 좋아하는 후보들이니 법에 맡기면 되지 않을까요.
네 명의 후보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 방송 토론 질문에서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고 보나'라는 OX퀴즈에 모두 'O'를 선택했습니다.
법 앞에 평등 정신에 따라 진실규명, 당당히 조사받고 국민들에게 심경을 진솔히 이야기하면, 수사는 원칙대로, 성역 없는 수사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엉킨 실타래는 술술 풀릴 것 같습니다.
진보 보수를 떠나 국민 입장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남의 집 불구경일 수는 없습니다.
길다 짧다하는 3년이라는 시간은 국민에겐 불안과 공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누굴 위한, 무엇을 위한 당 대표 경선인지 뒤돌아보고 비상이 걸린 민생경제에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정의의 여신 디케는 정의가 훼손된 곳에서는 재앙을 내린다고 했습니다.
후보들 대다수가 법을 전공하고 판검사를 했으니 왈가왈부하지 말고 법대로 하면 될 일입니다.
채상병의 사망 경위를 밝히는 수사가 갑자기 항명 사건으로 왜 둔갑해 법의 심판을 피하려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국민은 묻습니다.
대통령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고 했습니다.
멀쩡한 젊은 군인을 흙탕물에 쑤셔 넣어 억울하게 죽게 했는데, 이런 일이라고 한다니, 말문이 막힙니다.
채상병 모친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편지에서 이렇게 토로한 바 있습니다.
"저희 아들의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입니다.
채상병이 하늘의 별이 된지 1년이 됐습니다.
이 사건 하나를 1년이 되도록 뺑뺑이를 돌리며 결론을 내지 못한다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을 일입니다.
필자는 평소 이런 비유를 자주 합니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고.
내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왔다면 왜 싸웠는지를 묻고, 내 아이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 친구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진영 논리로만 어떠한 경우에도 내 편이 무조건 옳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거짓이 진실을 이기지 못하듯,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기지 못합니다.
국민이 더 냉정해져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