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살아가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경제의 허리인 40대 가구의 사업소득이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도소매 자영업 비중이 높은 40대 가구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어려운 가정에서는 폭설과 한파에도 집안 보일러를 켜는 게 망설여집니다.
난방비 아끼려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지자체마다 보살핌이 있지만 언제든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수 있는 환경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지경에 나라 살림이나 정치를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국민은 죽거나 말거나 자신들 욕심만 채우려고 쌈박질만 합니다.
예산안 삭감 타령 속에 숨겨져 있는 특수활동비라는 국민 등골 빼는 눈먼 돈 때문입니다.
세상에 눈먼 돈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특활비 때문에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최근 야당 단독으로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검찰, 감사원, 경찰 특활비를 전액 삭감했습니다.
어림잡아 1조원이 넘습니다.
이 어마무시한 돈을 어려운 국민에게 쓰여도 모자랄 판입니다.
겨울에 난방도 맘편히 못하는 국민은 특활비라는 말만 들어도 속이 상합니다.
특활비는 기밀성이 요구되는 수사나 정보수집 활동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지요.
그런데 특활비를 쌈짓돈, 눈먼 돈으로 생각하고 공짜 돈처럼 씁니다.
국민의 땀과 피가 담긴 혈세인데 눈먼 돈, 공짜 돈일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노동의 대가 없이 거저 얻어지는 돈이 어디 있겠습니까.
너무 복장이 터져 가수 윤수현의 '천태만상' 노래 한 소절이 읊조려집니다.
"천태만상 인간 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이 노래 가사에는 수많은 직업을 나열하는데 공짜 돈을 슬쩍하는 직업은 없습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눈먼 돈을 받을 팔자로 태어났는지 부럽습니다.
이 눈먼 돈은 언제 어디서 뭣 땜에 썼는지 귀신도 알 수 없습니다.
실컷 맘대로 쓰고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나랏돈을 영수증도 없이 사용한다니 어리둥절합니다.
야당이 특활비를 전액 삭감하자 곶감처럼 빼먹던 자들이 날마다 시끄럽게 떠듭니다.
야당은 특활비를 무리하게 책정했고, 사용할 내역이 입증되지 않는 것은 전액 삭감을 했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만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과거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스타 검사에서 중진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한 지자체장은 과거 검사 시절 쓰고 남은 특활비를 부인에게 줘 살림에 보태 썼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니 인상을 찌푸리지 못하겠지만 왠지 씁쓸합니다.
남은 돈을 반납하는 게 아니라 집사람에게 줬다니, 헛웃음만 나옵니다.
만약 다른 곳에서 이런 위법과 세금 오·남용 사례가 적발됐다면 어땠을까.
아마 당장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관련자들을 법정에 세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영수증 없는 쌈짓돈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수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특활비는 특수활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시기에 따라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구체적 지급 대상과 지급 방법이나 시기는 각 중앙관서가 개별 업무의 특성을 감안해 집행한다고 합니다.
특활비 집행과 관련된 증거서류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특수활동비에 대한 계산증명지침'을 따른다고 돼 있습니다.
감사원의 지침에는 지급한 상대방에게 영수증의 교부를 요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 지급액을 명시한 관계 공무원의 영수증서로 대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입니다.
또 현금으로 미리 지급한 뒤 나중에 집행내용 확인서만 붙일 수도 있고 이마저도 생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니 맘대로 니 알아서 쓰라"는 얘깁니다.
이참에 권력기관이 특활비 전액 삭감에 끝까지 저항한다면, 국회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불법 행위들을 조사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야당은 특히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불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법안을 발의해야 합니다.
국민 등골을 빼는 특활비는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해 시행해야 합니다.
등골 빠지게 일해 낸 혈세는 특활비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합니다.
그러자고 세금을 내는 것 아닙니까.
세상에 가짜는 있어도 공짜는 없습니다.
적지 않은 세비를 받는 만큼 돈타령 하지 말고 제발 민생을 위한 정책경쟁을 하시라.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