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정부에서 '불공정'과 '몰상식'이 판치는 세상이 된 대한민국, 누가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국민은 아연실색했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 하루 전 여당인 국민의힘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자화자찬 하지 마라', '의혹은 솔직히 털어놔라', '제대로 사과해라'였습니다.
특히 '의혹'을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이번 회견의 방점이라고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바쁜 일을 제쳐놓고 대통령 회견을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국민은 낯 뜨거운 자화자찬 말고 제대로 된 사과를 바랐습니다만.
진정성도 알맹이도 없는 사과에 구질구질한 변명만 들었습니다.
눈물겨운 아내 사랑 기자회견을 본 걸 후회했습니다.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회견이랍시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하고, 자화자찬과 변명만 늘어놓는 구렁이 담 넘어가는 거짓 변명 회견이라 정의하고 썰을 풀겠습니다.
회견은 기자들의 질문에 동문서답하며 하소연하는 자리였습니다.
대통령실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답변은 단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앉아서 사과라는 말만 하고 일어서서 꾸벅 인사만 하더니 그것으로 사과는 끝이었습니다.
어이없어 무엇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사과는 아내의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이라고만 했습니다.
모호한 사과에 대한 기자의 지적에 잘못에 대해 짚어주면 그 팩트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했습니다.
잘못이 없으니 사과할 일이 없다는 말로 해석해야 할까요.
국민은 자백하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대국민 약속을 기대했습니다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 빠져나가는 말장난 회견이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답변은 '그럴 줄 알았다'였습니다.
대통령은 특검법을 정치 선동이라고 했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특검법을 정치 선동이라니.
대통령은 검사 시절 특검으로 스타가 돼 지금의 자리까지 왔습니다.
대통령은 뜬금없이 편히 누워있는 육영수 여사를 소환했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과거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면서.
그는 대통령에 대한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화시키는 것은 우리 정치문화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여사의 사사건건 국정 개입과 육 여사의 대통령이 국정을 바르게 해달라는 야당 역할이 비교 대상이 됩니까.
육 여사가 사익을 위해 야당 노릇을 했다는 건지.
누워있는 육 여사가 벌떡 일어나 싸대기를 갈길 어불성설입니다.
국회 경험 없는 0선, 8개월 정치 신인의 대통령의 민낯을 국민은 어이없이 지켜만 봤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앞날 걱정에 '혹시나'했지만 그러면 그렇지, '역시나'였습니다.
'최선을 다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밤잠을 설치며 노력했다며 자랑질로 회견을 지루하게 했습니다.
목구멍에서는 꼴깍하는 소리를 들으며 지켜봤지만 자화자찬 일색이었습니다.
박절하지 못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인정사정도 없는 박절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기자회견 내내 국민을 걱정하는 부분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밤잠도 못자며 노력했다',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왜 몰라주냐'는 땡깡부리는 회견이었습니다.
국민과 정치권이 기대했던 솔직함도 진정성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거짓 해명만 하고 자신이 곤란한 부분은 에둘러 버렸습니다.
국민을 민생을 손톱만큼이라도 생각했다면 한 조각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김 여사 특검을 받겠다고 해야 했습니다.
구린 것도 없고 감춘 것도 없다면 말입니다.
숙명여대 교수들도 특검 수용을 안 할 거면 하야하라는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말로만 하는 거짓말인줄 빤히 아는 사과, 그것으로 민심을 끝내 외면했습니다.
대통령 부부는 겸손히 마다하는 '사양지심'은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들은 인정머리가 넘쳐서 박절하지 못해 명품도 받고 국회의원 공천을 선물로 주는 것 같습니다.
근데 어쩝니까. 녹음이나 증언으로 증거가 넘쳐나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딱 잡아떼니 특검을 해야 할 수밖에.
사익에는 박절하지 못하고 국민의 아우성에는 박절하는 대통령입니다.
나라 살림을 맡겼더니 부부 사익에 국민을 볼모로 하는 게 맞는 건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인성을 갖춘 이가 가정을 잘 다스리면 그 나라 또한 평안하고 나아가 온 세상이 태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김건희 라인인 만취 운전자 강 모 씨가 두 달 만에 대통령실로 복귀했습니다.
김 여사가 심어 놓은 참모들이 득실거리는데 변화하고 쇄신한다는 걸 믿을 국민이 있을지.
대통령의 부끄러움이 오롯이 국민의 몫인 줄도 모르는데 이걸 어찌합니까.
이제 정답이 나왔습니다.
김 여사 건, 채상병 사건은 특검만이 외길이라는 걸.
더 나아가 탄핵만이 대한민국이 살길이라는 걸.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