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오죽했으면 계엄을 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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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오죽했으면 계엄을 했겠냐고?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5.02.01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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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 출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죽하면', '오죽 답답하면'이라는 말을 하게 되거나 듣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난 12·3계엄을 두고도 '오죽했으면'이란 말이 요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오죽하더라도, 아무리 답답하더라도, 어떠한 경우에라도 해서는 안 될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대한민국 절대적 대통령 중심제에서 현직 대통령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없다고 계엄을 선포하다니.

내란성 계엄에 일부 반론이 있으니 여기서는 '친위 쿠데타'로 표현하겠습니다.

친위 쿠데타란 이미 권력을 쥐고 있는 측이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벌이는 쿠데타를 말합니다.

쿠데타는 일반적으로 군사 조직이나 기타 정부 엘리트가 현직 지도부를 축출하려는 불법적이고 공공연한 시도를 말합니다.

따라서 이번 계엄 행위는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모의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고 상대 정치인을 제거하려고 한 위법한 내란 행위입니다.

국무회의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회의록도 작성하지 않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애당초 깜냥도 안 되는 자를 대통령으로 옹립한 결과의 행패입니다.

정치란 타협과 대화를 통한 치열한 선의의 경쟁입니다.

대통령 자신의 당선은 따봉이고 지난 22대 총선의 여소야대 구도는 부정에서 나온 결과라며 무시하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오만한 태도는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은 인정하지 않고 2년 반 동안 폭정을 했습니다.

마지못해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실로 초대해 놓고 여러 사안을 제안하니 껄껄껄 웃으면서 '참 어처구니가 없구만'하는 식으로 야당 대표를 무시했습니다.

제1야당 대표와 소통했다는 형식적인 자리를 마련한 연출을 위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형식적 만남으로 불통의 이미지를 뭉개려고 했던 것입니다.

당시 여당의 한동훈 대표가 면담을 여러 번 요청하자 귀찮다는 듯 형식적인 만남을 갖고 거만한 자세로 말 몇 마디 듣고선 그만 씨부리고 가라는 식으로 내쫓듯 홀대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의 '정(政)'자도, 협치의 '협(協)'자도 모르는 문외한 대통령을 옹립한 결과입니다.

업둥이를 데려와 옹립한 자들은 후일 그 책임을 톡톡히 져야 할 것입니다.

깜냥도 안 되는 검사 출신을 어떤 검증도 없이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에 계엄이라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대선을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이재명 대표와 경쟁했던 상대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민주당 결집에 생채기를 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업둥이를 데려오지 않고 정치 경력이 풍부한 당내 유력 주자를 옹립했더라면 더 쉬운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국격을 패대기치는 내란이라는 불행한 일도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정치 모리배들이 정치 경험도 능력도 없는 윤 후보를 여론조사까지 조작해 옹립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침몰시키고 말았습니다.

역술인, 무속인의 입심에 이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이 '별을 봤다'며 추켜세워 대통령이 됐습니다.

불과 정치 입문 8개월여 만에 대통령 자리를 꿰찬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불행이 소리없이 시작된 것입니다.

국무위원의 동의도 받지 않은 위법한 12·3계엄은 명백한 위헌, 위법 행위로 법의 심판대에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갑론을박할 것 없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내란 혐의 형사재판은 사법부에 맡겨야 합니다.

국민은 새로운 지도자를 검증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입니다.

권력자의 권력 오남용을 막고 권력의 폭주와 파행이 진영을 바꿔가며 나라를 망가뜨리는 행위를 막는 개헌을 서둘러야 합니다.

정치권의 결자해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당 소속 한 지지체장은 최근 한 방송에 나와 '오죽하면 계엄을 했을까'라고 윤 대통령을 두둔했습니다.

자신이 조기 대선에 나갈 마음이 있어 보수 진영의 표를 의식하고 한 말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한밤중에 불법한 계엄을 선포하는 무지렁이 짓은 오죽해도 해서는 안 될 위법 행위입니다.

아무리 목적이 옳다고 해도 폭력적인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위험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옹립하는 잘못을 두 번 다시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영에 따라 후보를 제대로 검증해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후보군으로 내세워야 합니다.

국민도 이젠 능력이나 사람 됨됨을 따지지도 확인하지도 않고 진영 논리로만 대통령을 선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 어느 전자제품 광고의 카피가 생각납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대통령의 선택은 100년을 좌우할 것입니다.

'오죽하면', '오죽해도' 나라를 혼란으로 모는 무모한 대통령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됩니다.

가수 장민호의 흥겨운 노래 '풍악을 울려라' 가사를 음미하며 지친 마음을 달래보기 바랍니다.

어깨가 들썩거리게 풍악을 울리는 흥겨운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모으기를 기대합니다.

"풍악을 울려라 온 세상 떠들썩하게 /풍악을 울려라 내 님이 춤출 수 있게 //벌나비가 춤을 추고 산에 들에 꽃천지 /내 마음은 살랑 춘풍이 어깨춤 절로 더덩실 /풍악을 울려라 온 세상 떠들썩하게 /풍악을 울려라 내 님이 춤출 수 있게 /풍악을 울려라 온 세상 떠들썩하게..."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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