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미국에 역전당한 잠재성장률…저출산·구조개혁 해결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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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국에 역전당한 잠재성장률…저출산·구조개혁 해결 시급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10.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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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최근 5년간 0.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20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집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로 나타났다. 잠재성장률은 2020~2021년 2.4%였으나 2022년 2.3%로 하락하더니 지난해 2.0%로 뚝 떨어졌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이 2.0%에 머물렀고 하락 속도도 빠르다는 평가다.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사이 경제 규모가 훨씬 큰 미국은 반등했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2021년 1.9%에서 2022년 2.0%로 상승한 뒤 지난해 2.1%까지 올라섰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우리의 15배 이상에 달하는 미국에 우리가 역전당한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급등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인 잠재 GDP 증가율을 말한다. 주로 노동력과 자본, 생산성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초 체력'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학계의 견해다. 이에 비춰보면 우리나라가 소득 수준이 더 높은 미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건 이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 0.7%까지 하락할 것이란 다소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잠재성장률의 발목을 잡는 주된 이유로 저출산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꼽힌다. 노동 투입량의 급격한 둔화 양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 71.3%(3천674만명)에서 2072년 45.8%(1천658만명)로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술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우리 경제는 산업구조 개편이 더디고 서비스산업 경쟁력도 약한 편이다. 여기에다 지정학적 요인의 영향에 우리는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돼 있고 생산성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재정의 여력도 부족해 보인다. 세수 부족 등으로 인해 나라 살림은 빠듯한 게 현실이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저성장의 덫에 빠지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대책이 절실해진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령인구의 노동력 활용 제고,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 등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성장 잠재력 하락 위기를 초래하는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외국 인력을 수용하고 인적 자본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 전략산업의 기술력 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역시 중요 과제다.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킬 최적의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데 지속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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